21세기 우리 문학에 대한 전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먼저 우리 문학의 변화에 대해 알아보겠다.
우리 문학의 변화
1980년대 후반부터 우리 사회는 정보화 사회로 돌입하였다. 지난 시대 경제발전의 중추 역할을 했던 제조업이 90년대에 들어서는 대부분 위축되어간 반면, 전자통신은 눈부시게 발전하여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자리 잡았을 뿐 아니라 국가경제의 한 축을 튼튼히 형성하게 되었다. 반도체 산업, 첨단 하이 텍스 산업, 초고속 정보 통신망 등의 용어가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동안 컴퓨터가 전국 방방곡곡 거의 모든 가정에 보급되었다. 컴퓨터는 그 기능이 날로 늘어나 인터넷 정보검색, PC통신, 컴퓨터 게임, 홈뱅킹, 홈 쇼핑 등을 통해 생활의 일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와 함께 영상매체가 문화를 선도하는 영상의 시대가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당연히 활자가 빼곡히 박혀있는 책보다는 화려하고 스피디한 영상을 훨씬 좋아한다. 이들은 타인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매체로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있는 공중전화와 삐삐를 버리고 컴퓨터 통신과 개인 휴대폰을 사용하게 되었다.
게임의 원리가 소설 독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도 2000년대 우리 문학의 달라진 양상의 하나이다. 게임은 동영상으로 우리 눈앞에 펼쳐지며, 마우스로 즉각적인 반응을 한다. 긴장의 연속이며, 모험의 일대 파노라마이다. 어릴 때부터 게임에 익숙해진 20대에게 소설의 묘사는 지지부진하게 느껴진다. 빠른 장면 전환과 이미지의 변환이 없으면 소설을 읽을거리가 되지 못한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같은 판타지 소설이 유행하게 된 것도 이 영향이 크다.
1990년대에는 아주 많은 사람이 문학이 위기를 맞이했다고 목소리를 드높였다. 이른바 '문학 위기설'에 대해서는 많은 문예지가 특집으로 다뤘을 만큼 핫이슈였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문학 위기설을 운운하는 사람이 없다. 영상세대가 활자보다는 영상을 훨씬 선호한다고 한들 활자의 집합체인 문학이 제 생명을 다해 무덤으로 가게 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문학은 이제 순수나 정통이라는 규범을 넘어서서 사이버 스페이스를 유영하고 있다. PC통신 문학 또는 온라인 문학이라 일컬어지던 것이 사이버 문학으로 발전했으며, 판타지 소설은 1990년대 내 낸 엄청난 붐을 일으켰다.
이우혁의 <퇴마록>은 통신상에 인기리에 연재된 작품인데, 출판사 몇 군데서 퇴짜를 놓아 어렵게 책으로 나왔다고 한다. 사이버 문학의 세계에서는 등단 절차라는 것이 없다. 아울러 출판 절차라는 것도 없다. 통신망에 작품을 올리면 곧바로 작가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니까 작가와 독자의 구분이 모호해져서 수준 미달의 작품이 양산될 우려가 있지만 너나없이 작가가 될 수 있으니 문학의 저변이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사이버 문학은 실시간(real time)과 쌍방향으로 존재하며, 대부분 연재의 형식을 취한다. 그래서 재미가 없으면 독자가 조회를 하지 않는다. 작자는 독자의 반응을 즉시 알 수 있으므로 독자를 계속 의식하게 되는 것도 사이버 문학의 특징이다.
사이버 문학의 또 다른 특징은 치밀한 묘사가 아닌 줄거리 위주로 전개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짧고 감각적인 문체가 개발되기에 이르렀다. 소재는 흥미롭고 자극적이며 충격적인 것이, 주제는 보다 가벼운 것이 선택될 공산이 크다. 사이버 문학이 유행하면 할수록 인간의 내면세계나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접근보다는 공상과학 소설, 판타지 소설, 추리소설, 연애소설 등이 주종을 이루게 될 것이다. 작자가 독자의 욕설과 인신공격 등 공격 성애 무분별하게 노출되어 있다는 것도 사이버 문학의 한 특징이다. 사이버 문학은 또 익명성이 보장되므로 철저히 주체의 욕망에 의해 지배된다. 통신상에서 우리는 직업, 연령, 성별에 구분 없이 익명 내지는 ID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이버 문학의 단점은 자유로운 수정이 가능해짐으로써 글을 쓴다는 성취감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몰개성적이며 내용 없는 글이 나올 수 있다. 개인의식이 특화되고 자아도취의 문화가 부각되는 것도 문제다. 집단의식의 부재로 나와 통신상의 상대방만 존재하지 나와 가족, 나와 우리 이웃, 나와 이 사회, 나와 종교단체 등과의 관계가 소원해질 우려가 있다. 아무튼 21세기에는 사이버 문학이 활자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문학과 함께 공존할 것임에는 틀림없다. 사이버 문학의 수준이 점점 높아질 것도 충분히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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